9화
‹왕도에서 손님이 왔다는 전언을 받았을 때, 나는 공방에서 회로 배선을 점검하던 손을 멈추고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대현상단.
그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임소아의 얼굴이었다. 손끝에 쥐고 있던 드라이버가 짤랑, 소리를 내며 작업대 위로 떨어졌다. 나는 그 소리조차 듣지 못한 채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영애를 뵙고 싶다고 청람 저택 앞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집사 어른의 말투에서도 은근한 경계심이 느껴졌다.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지만, 미묘하게 힘이 들어간 어깨선이 그가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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