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선유하가 눈을 뜬 것은 정오가 다 되어서였다.
창으로 들어온 햇살이 그녀의 야윈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먼지 낀 유리창을 통과한 빛이라 유독 흐릿했지만, 그 빛조차 그녀의 낯빛보다는 밝았다.
나는 침대 옆에서 밤새 그녀를 지켰다.
몸이 없으니 앉을 수도, 기댈 수도 없었지만, 그저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할 일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무얼 들었을까.'
어제 그녀가 내뱉은 이름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서준.
그건 분명 내 이름이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마치 오래된 종처럼 머릿속에서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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