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그날 이후 며칠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하게 흘러갔는데, 조용한 게 오히려 불안하다는 걸 배운 게 이 세계에서의 최근 며칠이었다. '이럴 때가 제일 무서운 거지.' 폭풍 전야라는 말이 딱 이럴 때 쓰는 거구나 싶으면서도, 막상 아무 일도 안 일어나니까 그 말조차 허탈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당장 눈앞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오랜만에 숨을 편히 쉴 수 있었고, 어깨에 늘 얹혀 있던 돌덩이 하나가 살짝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리아 역시 그날 밤 이후로 겉으로는 눈에 띄는 폭주 없이 지내고 있었다. 밤중에 창문이 덜컹거리는 소리도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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