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명계는 무너지고 있었다.
하늘도, 산맥도, 성벽도.
모든 것이 자줏빛 불길 속에서 형체를 잃어가고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그 바람은 이전에 알던 바람이 아니었다.
살갗을 스칠 때마다 뜨겁고도 차가운, 낯선 파문이 함께 실려왔다.
마치 세상 자체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나는 무릎을 꿇은 채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손끝은 이미 감각이 없었다.
손가락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아무런 반응도 돌아오지 않았다.
(다 사라졌다. 서준도, 태오도, 흑자도, 아자도.)
그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올랐다가 곧 자줏빛 불길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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