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다정한 밤의 살인기계

8화

계단은 끝이 안 보였다. 한 걸음, 두 걸음. 발밑에서 돌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세 걸음째부터는 그 소리마저 지루하게 반복됐다. 위쪽의 소음은 계단 하나를 내려갈 때마다 한 겹씩 벗겨지듯 옅어졌다. 먼저 관중석의 웅성거림이 사라졌다. 그다음 곽 회장의 목소리가, 뭐라 지시하던 그 저음이 뭉개졌다. 마지막으로 강필호의 지팡이 소리. 딱, 딱, 딱. 그 규칙적인 리듬이 완전히 끊겼다. 전부 사라졌다. 대신 아래에서 뭔가가 올라왔다. 냄새였다. 철과 흙이 섞인, 오래된 지하실의 냄새. 습기 찬 벽에 오래 묵은 쇠가 스며든 것 같 ...(5화까지 무료, 회원가입 후 이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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