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안개가 짙었다. 새벽이 지났는데도 걷히지 않는 안개였다. 그 탓에 시야가 열 걸음 앞도 온전히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더욱 서창호의 검끝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진우의 목 앞에서 검끝은 여전히 멈춰 있었다. 그 거리는 손가락 한 마디도 되지 않았다.
'움직이면 벤다.'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검끝의 떨림 없는 정지가 그 뜻을 대신했다. 검환의 기운이 검신을 타고 흐르며 공기를 짓눌렀고, 그 압력은 진우의 살갗을 스치듯 지나갔다. 숨을 쉬는 것조차 검의 허락을 받아야 할 것 같았다.
"폐물이 폐물답게 죽는 것도 나쁘지 않지." 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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