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 ›눈을 떴다.
죽지 않았다.
천장이 낮았다. 습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변은 온통 돌이었다. 오래된 동굴이었다. 빛 한 줄기가 위쪽 틈에서 들어와 먼지를 비췄다. 그 빛 속에서 작은 부유물들이 천천히 돌았다.
몸을 일으켰다.
온몸이 욱신거렸다. 그러나 뼈가 부러지지는 않은 듯했다. 손끝으로 팔을, 다리를 하나씩 눌러 확인했다. 통증은 있었지만 견딜 만했다.
기어서 안쪽으로 들어갔다.
바닥이 차가웠다. 손바닥에 이끼가 묻었다. 몇 걸음, 몇 걸음, 더 들어가자 어둠 속에서 무언가 보였다.
그곳에 유해가 있었다.
낡은 법의를 걸친 백골이었다. 옷자락은 삭아 손대면 부서질 듯했다. 그 앞에 작은 주옥이 놓여 있었다. 검은빛이 은은하게 돌았다.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어두웠다가 밝아지기를 반복했다.
손을 뻗었다.
닿는 순간, 머릿속으로 무언가 쏟아졌다. 천 년 동안 쌓인 정보였다. 문자들이, 그림들이, 알 수 없는 언어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영혼력.
섭혼(攝魂)이라는 두 글자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대가.
매일 목숨이 줄어든다는 경고.
나는 손을 떼지 못했다. 떼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웃음이 나왔다.
곧 눈물이 됐다.
울지 않으려 했다.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끝내 울었다.
2년간 참았던 것이 전부 터졌다. 소리 내어 울었다. 짐승처럼 울었다. 동굴이 울음으로 가득 찼다. 메아리가 겹겹이 부딪혀 돌아왔다.
한참 뒤, 손등으로 눈을 닦았다. 코를 훌쩍였다. 숨을 몇 번 고르고 나서야 겨우 진정이 됐다.
결심이 섰다.
어차피 법력은 죽었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도 안다. 남은 것은 이것뿐이었다.
나는 주옥을 품속에 넣었다.
그 순간, 심장이 멎을 듯 뛰기 시작했다. 가슴 안쪽에서 무언가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숨이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