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지붕선이 붉게 물들어가는 길을 걸으며 나는 손끝의 감각에 집중했다.
사독의 손에 들렸던 그 천 조각. 매끈한 결. 미묘한 광택. 사람의 살가죽과 닮은 질감이었다. 손끝에 남은 잔상이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인피(人皮). 얼굴을 바꾸는 물건이다.
용도는 뻔했다. 누군가의 얼굴을 뒤집어쓰고 접근한다. 신뢰를 얻은 뒤 칼을 꽂는다. 회풍문이 이런 수법을 쓴다는 건 이미 짐작했지만, 실제로 물건을 손에 넣었다는 건 다른 얘기다.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다.
걸으면서 머릿속으로 축을 나눴다.
첫째, 표적. 누구의 얼굴을 노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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