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저택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만찬은 형식상으로는 가족의 화합을 다지는 자리였지만, 실제로는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고 재는 자리에 더 가까웠다. 누가 어느 자리에 앉는지, 누구의 잔이 먼저 채워지는지, 그 사소한 순서 하나에도 저택의 위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날 만찬에는 선우현과 한서인, 한소이가 함께 자리했고, 이서윤과 이하윤도 마주 앉아 있었다.
식탁 위에는 은은한 촛불이 흔들리고, 청하 공작가의 문양이 새겨진 은식기가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하얀 식탁보 위로 촛불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고, 유리잔에 담긴 붉은 와인이 흔들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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