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덜컹.
마차 문이 열리는 소리가 마당의 정적을 갈랐고, 그 안에서 내려선 여인의 자태는 하빈령의 흙먼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화려함을 지니고 있었으니, 은은한 광택이 도는 연분홍 겉옷에 정교하게 수놓인 문양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반짝였고, 그 아래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은 마치 잘 익은 밀 이삭처럼 부드러운 금빛을 띠고 있었으며, 그 걸음걸이 하나하나에는 어릴 적부터 몸에 익힌 귀족가의 품위가 배어 있어 흙바닥 위에서조차 조금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
조하린이었다.
왕궁 연회의 그 밤, 흰 월식수련 꽃을 머리에 꽂고 이헌의 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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