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밤이 깊었을 때, 나는 동굴을 나섰다.
짐이라고 할 것도 거의 없었다. 낡은 옷가지 몇 개와, 며칠간 그려둔 부적 몇 장이 전부였다. 부적을 하나씩 챙기면서도 손이 자꾸 떨렸다. 잉크가 덜 마른 것도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마르지 않은 부적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 부적들만큼은 절대 놓고 갈 수 없었다.
동굴 입구에 서서 잠깐 뒤를 돌아봤다. 며칠 동안 몸을 뉘었던 자리, 응결혈단을 먹고 정신을 잃었던 자리. 정이 들 만한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발이 잠깐 무거워졌다. 여기서 며칠 더 버텼으면 좋았을 텐데. 사치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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