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밤이 깊었다. 지상의 개념으로는 그러했다는 뜻이지, 이 지하 깊은 곳에서는 낮과 밤이 의미가 없었다.
그저 시간이 흘렀다는 감각만이 남았을 뿐이다.
빛이 없으니 눈으로 셀 수 있는 것도 없었다. 대신 몸통 안쪽에서 뭔가가 흐르는 감각, 그것으로 시간의 흐름을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었다.
미믹은 혀를 길게 뻗어 바닥의 돌 틈을 짚었다.
그리고 그 혀를 당겨, 몸통을 앞으로 끌었다.
끄윽-
무겁고 둔한 소리와 함께 상자의 몸통이 반 걸음쯤 움직였다.
'느리다. 하지만 움직인다.' 그것은 그 사실만으로도 만족했다.
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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