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다음 날 오후, 현우는 여왕이 마련해 준 작은 서재에서 서은채와 함께 청라국의 지리와 예법을 공부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서재는 왕궁의 다른 방들에 비해 소박했는데,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과 오래된 종이 냄새, 그리고 창가에 놓인 화분 하나가 이곳이 사람의 손길이 자주 닿는 공간이라는 걸 짐작하게 했다. 원래는 왕궁 밖 출입을 위한 명분으로 시작된 수업이었지만, 이제는 두 사람 모두 그 명분이 그저 명분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는 듯했다.
'명분이라기엔 너무 자주 만나는데.' 현우는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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