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문주님, 제가 수라라뇨

9화

시야가 붉다. 안개 색이 아니다. 눈 안쪽에서 번지는 색이다. 개체의 팔이 다시 응축되기 시작했다. 넷을 센다. 하나, 둘. 피할 곳이 없다는 걸 이미 안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뭔가가 깨어난다. 처음 든 생각은 우습게도 전투에 대한 게 아니었다. 나는 원래 남자였다. 서른을 코앞에 두고 방구석에서 검술 애니메이션 재방송을 돌려보던, 격투 게임 콤보 표를 손목에 붙여놓고 외우던, 그런 인간이었다.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며 밤새 온라인 대전을 돌리던 밤들. 손목에 파스를 붙이고도 다음 날 또 검도장에 나가던 미련한 습관. 손은 ...(5화까지 무료, 회원가입 후 이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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