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축제가 끝난 다음 날, 교실 공기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도 그대로였고, 아이들이 웃고 떠드는 소리도 여전했다. 다만 도현의 시선만이 자꾸 서린의 뒷모습을 향했다가, 이내 창밖으로 도망치듯 미끄러졌다.
서린은 평소처럼 책을 펼쳐놓고 있었다. 손끝으로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도, 고개를 살짝 기울이는 각도도 늘 보던 그대로였는데, 그 옆얼굴에서 어떤 감정을 읽어내려 해도 표정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잘 다듬어진 유리 같았다. 반사는 되지만 안이 보이지 않는.
도현은 몇 번이나 연필을 쥐었다가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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