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뭘 하는 거냐고 물었다."
아버지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 담긴 냉기는 선명했다. 서재 안의 촛불이 흔들렸다. 아니, 흔들린 건 촛불이 아니라 내 손이었을지도.
나는 문서를 등 뒤로 숨길 수 없었다. 이미 손에 쥐고 있는 걸 봤을 테니. 아버지의 눈은 정확히 내 손목께에 고정되어 있었다.
"이건……"
"내려놔라."
명령이었다. 익숙한 말투. 평생 들어온 그 어조. 나는 문서를 내려놓지 않았다.
손끝이 종이를 움켜쥐었다. 이상하게 손에 힘이 들어갔다. 이걸 놓으면, 정말로 다 끝나는 거니까.
"이게 초안이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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