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현관문을 연 건 엄마였다.
나는 그 뒤에 서서, 문틈으로 보이는 남자의 실루엣을 먼저 봤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었다.
검은 코트 자락이 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표정에 여유가 배어 있었다.
돈 냄새가 나는 여유였다.
값이 매겨진 사람처럼, 남자는 자연스럽게 우리 집 현관 앞에 서 있었다.
엄마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최정희 씨,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합니다."
"윤재호 씨가 여기까지 오실 줄은 몰랐네요."
이름이 확인됐다.
윤재호.
로라가 말했던 그 이름 그대로였다.
머릿속에서 로라의 목소리가 스쳤다.
—서은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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