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스르릉.
혈영검왕의 칼이 칼집을 떠났다.
붉게 물든 칼날이 아니었다. 검신은 오히려 서리가 낀 것처럼 희었다. 다만 칼집만 핏빛이었다. 저 칼집에 담긴 세월이 몇 명의 피를 삼켰을지, 굳이 헤아리고 싶지 않았다.
"이태풍의 아들이냐."
목소리가 무겁게 산문 앞을 짓눌렀다. 땅이 울리는 것 같은 저음이었다.
"제자입니다."
나는 정정했다.
"아들이면서 제자입니다만, 굳이 하나만 고르시라면 후자로 불러 주십시오."
"이유가 무엇이냐."
"스승과 아들은 다르니까요. 스승은 밥값을 안 줘도 되지만 아들은 유산을 물려줘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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