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비탈 위의 그림자들이 천천히 내려왔다.
나는 도랑 바닥에서 몸을 뒤집었다. 팔꿈치가 돌에 긁혀 피가 배어 나왔다. 통증보다 먼저 든 생각은, 여기서 죽는구나, 였다. 손바닥에도 흙과 잔돌이 박혀 있었다. 무릎도 어딘가에 찍혔는지 뜨끈했다. 몸의 어디가 얼마나 다쳤는지 헤아릴 정신도 없었다.
도랑 안은 좁았다. 양옆으로 흙벽이 솟아 있었고, 그 위로 마른 잡초가 늘어져 있었다. 도망갈 곳이 없었다. 위로 올라가려면 흙벽을 기어올라야 했고, 그러기엔 시간이 없었다.
"도망 잘 치더니만." 덩치가 도랑 아래로 뛰어내렸다. 흙먼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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