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그가 걸어 들어오는 순간, 이하준의 얼굴에서 여유가 사라지는 것을 나는 똑똑히 보았다.
그의 어깨가 살짝 굳었고, 턱 끝이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
평소라면 절대 남에게 들키지 않았을 정도의 흔들림이었지만, 나는 그 흔들림을 놓치지 않았다.
'저 남자를 두려워하는구나.'
발소리부터 달랐다.
느리지만 무겁게, 홀의 대리석 바닥을 하나씩 짓누르듯 걸어오는 그 걸음걸이에는 서두름이 없었다.
옷깃 하나 흐트러짐 없는 정갈한 예복, 손에 얕게 남은 굳은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등 뒤로 늘어지는 그림자의 길이까지도 계산된 듯한 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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