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그날 밤은 어찌어찌 넘겼다. 하지만 넘겼다고 해서 끝난 건 아니었다는 걸, 나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뼈저리게 깨달았다.
눈을 뜨자마자 느껴지는 이 위화감은 뭘까. 침실 창으로 스며드는 아침 햇살은 평소와 똑같았는데, 방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부터 공기가 달랐다. 시녀들의 발걸음 소리마저 조심스러워진 게, 마치 다들 얇은 유리판 위를 걷는 것 같았다.
식사 자리에 앉아 숟가락을 들면서 슬쩍 눈치를 살폈다. 나를 힐끔거리는 시녀들의 눈빛이, 예전 같으면 그저 병약한 왕녀 취급하며 대충 훑고 지나가던 그 무심한 시선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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