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그해 가을이 지나면서 나는 짧은 단어를 흉내 낼 정도가 됐다. '엄마', '아빠' 같은 단어들. 진짜 하고 싶은 말은 훨씬 복잡했지만, 이 몸으로는 그게 최선이었다.
혀가 짧고, 턱뼈가 덜 자라서 발음이 뭉개지는 몸. 삼십 년 넘게 써온 성대와는 완전히 다른 도구였다. 처음엔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지만, 곧 이 몸의 한계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차피 말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었으니까.
대신 나는 다른 방식으로 머리를 썼다. 김철웅의 서재였다. 정확히는 서재라기보다 회계 서류를 쌓아두는 창고였는데, 낮잠 시간이랍시고 유나가 방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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