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방과 후 약속 시간이 다가올수록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 시계를 몇 번이나 들여다봤는지 모른다. 3시 40분, 3시 45분, 3시 50분. 초침이 움직일 때마다 심장이 따라 뛰는 것 같았고, 그 리듬이 점점 빨라지는 걸 느끼면서도 나는 애써 태연한 척 책가방을 챙겼다. 정우진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짐작이 가면서도 애써 모른 척하고 싶었던 건, 지금 내 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그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였다. 요 며칠 새 부쩍 낯설어진 손톱의 감촉, 밤마다 이유도 없이 야산 쪽으로 이끌리던 발걸음, 그리고 손목 안쪽에 새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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