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는 날이 다가왔을 때, 나는 그날 아침 유난히 맑은 하늘을 보며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걸 느꼈다. 창문 밖으로 청암 강씨 가문의 넓은 정원이 펼쳐져 있었고, 정원사가 심어놓은 백일홍이 아직도 붉게 피어 있었는데, 저 꽃은 내년에도 필 텐데 나는 그걸 볼 일이 없겠구나 싶은 생각이 스치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오 년을 살았는데 남는 감정이 꽃 걱정이라니, 나도 참 지지리도 정 없는 인간이구나.' 그건 이 집을 떠난다는 사실에 대한 슬픔보다는, 드디어 정해진 순서가 완성된다는 안도감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5화까지 무료, 회원가입 후 이어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화부터는 로그인 후 무료로 계속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하고 이어보기